* 경험 바탕 이야기입니다. *
"6년째 공황과 같이 살고 있어요"
아직도 확신을 갖게 된 첫날을 잊을 수가 없어요.
긴가 민가, 에이 아닐꺼야, 그냥 피곤한가 보지, 하고 외면한 수많은 나날들을 지나
아무 날도 아닌 그냥 집 근처 친구와 재밌게 놀고 밤이 돼서
택시를 타고 집에 돌아가는길에, 저는 그날 집에 도착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무시한 여러 증상들"
1. 숨쉬는것이 불편하다
지하철을 타고 일을 가고 있었어요.
어느 역에서 사람들이 많이 탑승했고, 저는 노래를 듣다 갑자기 답답해져서 소리를 끄고 바닥을 쳐다보았어요.
숨 쉬는것이 불편해서 눈을 감고 사람들 말소리, 발소리에 집중했었죠.
잠깐 지나니 괜찮아졌어요.
증상이 심해지면 과호흡이 옵니다.
호흡이 불편해서 더, 더, 더 숨을 쉬려는 본능 때문에 오히려 숨을 너무 많이 들이마십니다.
이때는 최대한 숨을 깊게 마시고 천천히 내뱉으려 해야 해요.
패닉 상태로 들어가면 기절할 수 있습니다.(경험했어요)
힘들지만 호흡이 제일 먼저 오는 신호이기에 이때 잘 잡아주셔야 해요.
2. 어지럽고 손과 등줄기에 땀이 나거나 감각이 사라진다.
지하철을 타고 친구와 같이 퇴근하다 친구가 먼저 내렸어요.
왠지 숨을 못 쉬었던 날이 떠올라서 긴장했지만, 바로 다음 정거장에서 내리는 거라 안심했죠.
꽤나 깊은 호선이어서 에스칼레이터를 타고 오래 올라갔는데, 어지럽고 손이 감각이 사라졌죠.
이때는 빈혈이라 생각하고 간신히 집에 와서 자려 누웠는데, 이러다 오늘 죽으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을 처음 했습니다.
무감각이 심해지면 코와 머리까지 올라옵니다.
죽을 거 같다는 생각과 패닉이 같이 옵니다.
절대 죽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며 볼이나 다른 통증으로 감각을 돌려봅니다.
껌이나 젤리를 씹거나, 주변 공기에 변화를 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3. 내 뒤에 누가 서 있으면 그 사람이 사라진 거 같다.
자취를 하고 있을 때라 친구들이 자주 놀러 왔었습니다.
아파트 입구에서 비밀번호를 눌러야 해서 친구가 제 뒤로 물러섰죠. 당연히 제 시야에서 사라졌습니다.
순간 흠찟해서 이상하다 싶었는데, 제 집으로 걸어가는 복도에서 친구가 안보이자 엄청난 공포심이 몰려왔습니다.
이 공포감이 심해지면 혼자 못 있게 되고 안 좋은 생각과 망상을 하게 됩니다.
누가 지켜보는 거 같다. 누군가 있는 거 같다. 외롭다. 혼자 있기 싫다. 무섭다.
이러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게 됩니다.
이 증상에 대해서는 저는 약물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4. 어두운 공간을 쳐다보지 못한다.
대낮이던 한밤중이던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두운 골목이나 시야가 어두워지면 알 수 없는 공포심이 몰려옵니다.
머리로는 안전하다는 걸 알고 있고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알지만 숨이 쉬어지지 않고 땀이 나면서 몸이 따라주지 않습니다.
이 증상이 심해지면 세수를 할 때 눈을 다 감고 세수를 못합니다.( 시골로 여행도 못갑니다. 가로등이 없어서)
저는 한동안 얼굴을 반으로 나눠서 한쪽 먼저 씻고 나머지 한쪽을 씻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웃기네요. 웃기지 않은데 웃깁니다. 물론 제 이야기라서 그렇습니다ㅎㅎ)
왠지 다 감고 세수하면 제 뒤에 누가 있는 거 같고 엄청난 어둠에 먹힐 거 같습니다.
5. 가지 못하는 장소가 생긴다.
저에게 처음으로 생긴 가지 못하는 장소는 제 집이었습니다.
결국 제 집에 들어가지 못해서 친구 집에서 하룻밤 실례를 하고 다음날 정신병원에 갔습니다.
다행히도 저는 몇 주 뒤 집이 재계약 날이었기에 이사를 결정했죠.
이 증상이 심해지면 못 가거나 피하는 장소들이 더 생깁니다.
정말 슬프고 피곤한 일이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최대한 알아두는 게 좋습니다.
내가 어디를 가면 공황이 오는지, 어떤 상황을 피해야 하는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지하철, 터널, 에슬칼레이터, 영화관, 고속도로, 꽉 막힌 도로, 어두운 곳, 높은 곳,
술 마실 때, 이빨 마취, 그 외 스트레스받는 상황. 에서 자주 옵니다.
물론 그날 컨디션에 따라 증상 발현이 다릅니다.
"어떤 상황에 증상이 나타나나요?"
저는 컨트롤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면 답답함을 느끼고 공황으로 이어집니다.
심지어 제 심장이 빠르게 뛸 때도 가볍게 증상이 옵니다.
여러분은 어떤가요?
제 이야기가 정답을 드릴 순 없지만 도움이 되었길 바라며, 여러분의 이야기도 들려주세요 :)
'공황장애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현재 공황 증상과 약의 효과 및 비교. 솔직후기. 꼭읽기. ( 인데놀 10mg / 산도스에스시탈로프람정 5mg / 아빌리파이정 0.5mg / 리보트릴정 0.25mg ) (13) | 2022.05.17 |
---|---|
공황장애에 좋은 운동 및 호흡법 (2) | 2022.04.11 |
가까운 사람이 공황장애 일때 대처법 (4) | 2022.04.02 |
공황장애를 다루는 나만의 방법 (4) | 2022.03.30 |
공황을 바라보는 마음가짐 < 공황 이란? > (0) | 2022.03.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