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경험 이야기입니다 *
패션에 대해 글을 오랜만에 쓰네요.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게 사람을 조심스럽게 만드나 봅니다.ㅎㅎ 마른 모델일을 하면서 너무나 당연시하게 여겨지는 일들이 어느 순간 불편하게 다가오고, 어떻게 바꿔야지 생각하다 나부터 바뀌자 싶어, 저를 바꾸고 나니 안보이던 것들이 보이더라구요. 오늘은 그것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읽을 때 불편한 부분이 있으실 수 있습니다. 새로운 의견이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댓글로 달아주세요 :)
* 목차 *
1. 저 모델이에요.
- 말랐을 때 듣는 이야기
- 살쪘을 때 듣는 이야기
2. 건강한 나를 찾아.
- 사과 한 개 / 프로아나족
- 모델은 몸짱?
- 먹고 싶은 거 먹어
3. 모델이란?
- 몇 살이세요?
- 내가 제일 잘 나가
- 아이 필 프리티
[ 1. 저 모델이에요 ]
* 말랐을 때 듣는 이야기 *
" 어머~ 자기 요즘 왤케 살쪘어? , 조금만 더 빼면 배우해도 되겠다, 너가 살을 안 빼서 요즘 일이 없어, 자기는 운동 안 해? " 등등 모두 제가 키 173에 몸무게 48일 때 듣던 이야기입니다. 언제는 면전에다가 " 쟤는 너무 살쪄서 안돼. 내보내 "라고 말하는 디자이너도 있더군요.ㅎㅎ하지만 대체적으로 호감인 시선을 많이 받았습니다. 어디 가서도 "저 모델이에요"라고 하면 "그럴 거 같았어~"와 같은 반응이 대다수였죠. 그리고 평생을 그렇게 살다 보니, 아침에 눈떠서 밤에 자기 직전까지 남에게 어떤 모습으로 보일지만 고민하고 있더라구요.
* 살쪘을 때 듣는 이야기 *
키 173에 몸무게 48에서 66으로 쪘을 때 제일 먼저 느낀 것은 외모 비하 발언이 이토록 쉽게 농담으로 지나칠 수 있구나 였습니다. " 돼지 같다. 굴러다닌다. 너가 무슨 모델이냐. 그냥 편하게 살 빼서 마른 모델 하지. " 등등 주변에 가까운 가족부터 지나가는 모르는 사람까지 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언제는 '직업이 뭐예요?' 하는데 '모델이에요' 했더니 저를 쳐다보는 눈빛을 아직도 기억합니다ㅎㅎㅎ
[ 2. 건강한 나를 찾아 ]
* 사과 한 개 / 프로아나족 *
"프로아나족" 이란 찬성을 의미하는 '프로(pro}'와 거식증을 뜻하는 '애너렉시아(anorexia)'의 합성어로 지나치게 마른 몸매를 추구하는 사람들을 뜻합니다. 무작정 굶기, 먹고 토하는 '먹토', 변비약과 이뇨제 등 약물을 습관적으로 먹는데요, 이 모든 행위는 10대 20대 사이에서 유행인데요. 보통 자기가 하는 행동이 프로아나인지 모르고 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왜냐하면 저도 제가 프로아나인줄 몰랐거든요.
저는 식욕이 굉장히 강합니다. 수면욕보다 식욕이 더 강하거든요. 먹고 싶은데 못 먹고, 살을 안 빼면 세상이, 인생이 망한다고 생각했던 저는 아침에 사과 하나를 잘라서 하루 종일 들고 다니며 쓰러질 거 같을 때 먹는 걸 반복했습니다. 그리고 치팅데이에는 폭식을 했죠. 술도 좋아했기에 먹고토하고를 반복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그냥 나의 직업을 유지하기 위해, 오디션에 뽑히기 위해, 맛있는 걸 먹는 치팅데이를 위해, 살만 빼면 모든 게 잘되어간다고 믿고 잘살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본인이 프로아나일수도 있습니다. 어떤가요?
* 모델은 다 몸짱? *
사람들은 과정은 별로 신경 쓰지 않습니다. 결과물이 중요하지요. 이 친구가 어떻게 살을 빼냐, 몸을 관리하냐 보다는 마르고, 마르면 건강하게 보이고 운동하는 사람처럼 보이기 때문에 그런가 보다 합니다. 예전에 촬영장에서 점심을 주문하는데 ' 모델은 샐러드? ' 하셔서 굉장히 배고프고 쓰러질거 같은 저는 ' 아뇨 샐러드 안좋아해요. 밥 뭐 있어요? ' 했더니 ' 왜 셀러드 안 좋아해? 모델인데? '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ㅎㅎㅎ모델이라고 샐러드를 다 좋아하는 건 아니에요~ 물론 관리를 열심히 하시고 자기의 몸에 대해 잘 아는 모델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제가 말하는 건 모든 모델이 다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 먹고 싶은 거 먹어 *
마른 모델였기도 하고 내추럴 사이즈 모델을 하고 있는 저에게 다이어트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는 " 일단 먹고 싶은걸 다 먹어"라고 합니다. 저처럼 사과한 개 만 먹고 다이어트를 하다 보면, 먹고 싶은 게 너. 무. 나 많아집니다. 이것도 저것도 참아왔던 모든 걸 다 먹고 싶습니다. 그냥 다 먹고 싶죠. 이런 나에게 음식의 맛을 알려주는 겁니다. 어차피 사람은 먹을 수 있는 한계가 있기에 천천히 하나씩 궁금했던 음식을 다 먹다 보면 ' 알고 보니 소고기는 나랑 안 맞는구나. 야식이 매일 먹는 건 잘 때 불편하구나. 의외로 야채가 신선하니 좋구나 ' 등등 내 몸에 맞는 음식을 찾게 됩니다. 당연히 살을 좀 찔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갑자기 없던 당뇨가 오고 고혈압이 오지 않아요. 그냥 몸이 좀 무거워지는 거죠. 이 모든 과정을 지나게 되면 음식을 즐기고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고 주변의 시선이나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 3. 모델이란? ]
* 몇 살이세요? *
모델 프로필에 꼭 기재해야 할 내용 중 하나가 나이입니다. 어릴 때 한 살이라도 더 어리게 적고 싶어서 빠른 이니까 두 살은 어려!! 하면서 만 나이, 외국 나이 따지던 때가 기억나네요ㅎㅎㅎ 하지만 나이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답니다. 업계에서 '모델의 수명이 짧다'고들 말하지만, 그만큼 젊은 나이의 모델들이 많이 나와서 만들어진 단어라 생각해요. 지금은 시니어 모델 ( 40-70대 )분들도 많아지고 있고, 각 나이마다 아름다움이 있기 마련입니다.
* 내가 제일 잘 나가 *
마른 모델이던 내추럴 사이즈 모델이던 추구하는 가치는 같습니다. 브랜드가 원하는 느낌을 극대화해서 자유롭게 표현하는 사람. 그게 모델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제가 말하는 건 방향성이 다릅니다. 이 자유로운 표현을 위해 극도로 마를 필요는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사람이 옷에 맞추기보다는 옷이 사람에 맞춰가는 거지 않을까요? ㅎㅎㅎ
* 아이 필 프리티 *
' 눈뜨고 눈 감을 때까지 남에게 어떤 모습으로 보여질지만 생각하는 삶. 더 이상 타인의 눈에 나를 맞추고 싶지 않다. 내 스스로 나의 몸에 안식하고 싶다. 나는 아름다운 존재이기에. 이제는 당신 차례다. 강박에서 벗어나 각자의 아름다움을 되찾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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